한강(1970)에 대한 단상
조홍중(전남대 명예교수)
2024년 노벨문학상이 무라카미 하루키(1949)와 같은 인기 작가가 아니고, 한국 작가 한강(1970)에게 수여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한강 작가는 그동안 우리 사회의 폭력성과 그에 따른 삶의 비극성에 관심을 가져왔다.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는 점과 "육체와 영혼, 산자와 죽은자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국내에서는 시인 고은(1933)이 수차례 도전했지만 끝내 좌절한 노벨문학상, 일본에는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좌절된 꿈이 오늘에야 이루어진 것 같다.
좁은 국토지만 도도히 흐르는 한강처럼, 오늘부터 우리는 또 다른 한강이란 자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세종대왕 한글 창제 이후, 월드컵 우승보다 더 큰 기적을 보는 것 같다.
오늘은 한강이 “소년이 온다(2014)”와 “작별하지 않는다(2021)“에서 말하려는 이야기가 전 지구 구석 구석까지 전달되는 날인 것 같다. 두 사건의 아픈 이야기가 먼 후세까지 전달될 수 있는 것은 한강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과 그 문제의식을 재구성한 작가적 상상력의 힘이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번역가의 힘도 무시하지 못할 것 같다.
시인 고은에게는 없었지만 한강에는 데보라 스미스와 이예원, 페이지 모리스가 있었기 때문일까? 이제 세상 모든 사람들은 한강의 두 이야기를 통해서 광주와 제주의 슬픈 이야기를 오래토록 기억할 것 같다.
한강이 자랑스럽고, 스미스, 이예원, 모리스가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한강은 어느날 갑자기 우리에게 기적 같은 큰 선물을 안겨주었다.
한강 작가의 주요 수상 경력
1994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붉은 닻'
2005 이상문학상 '몽고반점'
2010 동리 문학상 “바람이 분다“
2015 황순원 문학상 '눈 한송이가 녹는 동안'
2016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채식주의자'
2023 프랑스메디치 외국문학상 “작별하지 않는다“
2024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작별하지 않는다“
2024 노벨문학상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